[예술영상] 노먼 맥라렌(Norman McLaren)의 <이웃들 (Neighbours, 8분10초, 1952, 캐나다)> 이 빼어난 작품은 피스모모의 평화교육에서 애용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1950년대 한반도 동북아 전쟁이 반영되어 있고 갈등분석 연습하기에 유용하다. 짧은 데 함축적이고 상징적이며 실제적인 요소가 매우 많이 표현되어 있어서 혼자 보고 생각하기에도 좋고, 교육에서 토론과 성찰, 그리고 분석을 해 보는데에도 아주 좋다. ⓒNFBC 가까이 사는 두 이웃이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다가, 새로 피어난 향기로운 꽃 한 송이에 반해서 처음에는 사이 좋게 그 향을 즐기다가 점차 경쟁하고 울타리를 쳐서 꽃의 소유권을 주장하다가 방어에서 공격으로, 공격에서 파괴로, 파괴에서 절멸로 치닫는다. 그 속에 우리와 관련된 매우 많은 요소들이 작동한다. 맥라렌은 한국전쟁에도 종군 기자로 참전했다. 당시 시작된 미소 냉전에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작품에는 냉전과 분단, 한국 전쟁이 반영되어 있다. 국내 교육계에는 피스모모에서 2012년부터 소개하기 시작했다. 평화교육 시에 이 영상을 보고 모둠별로 극중 갈등과 전개에 대해서 섬세한 관찰을 해보도록 요청하고, 이후 폭력과 경계선(분단)의 상화작용을 세밀하 살핀 다음 이를 분석해서 갈등곡선으로 그려내는 작업을 할 수 있다. 그 자세한 교안은 전세현 편, 『평화교육 새롭게 만나기: 진행자를 위한 핸드북』 (피스모모, 2019) 참조.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으나 유투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NFBC 아래는 <애니메이툰> 48호(2014년)에 전승일 칼럼니스트가 소개한 글 일부를 옮긴다. 전승일 칼럼: 노먼 맥라렌이 전하는 반전의 메시지 한 송이 꽃에 얽힌 싸움에 비유되는 전쟁의 허망함 한가로이 앉아 있는 두 명의 남자 곁에 작은 꽃이 피어난다. 남자 둘은 예쁜 꽃을 서로 갖기 위해 담장을 치고 칼싸움을 하면서 싸운다. 싸움은 점점 격렬해지고 주변은 온통 엉망진창이 된다. 두 명의 남자는 싸움에 지쳐서 쓰러지고, 결국 무덤 속에 갇힌다... <이웃>은 1930년대 유럽 아방가르드 영화의 세례를 받은 영국 출신의 실험작가 노만 맥라렌(Norman McLaren)의 작품으로 1952년 아카데미에서 단편영화상을 수상했다. 꽃 한 송이를 두고 벌어지는 소유와 경계에 대한 싸움, 그리고 무고한 희생이 벌어지는 전쟁의 허망함에 대한 정치적인 우화인 <이웃>은 인물 움직임을 스톱모션 방식으로 촬영하는 픽실레이션(Pixilation) 기법으로 제작되었는데, 피사체가 실사이면서도 라이브액션과는 다른 독특하고 유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 스페인 내전 당시 영화팀의 카메라맨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 노만 맥라렌은 1941년, 다큐멘터리 영화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존 그리어슨(John Grierson)이 초대 위원장을 맡았던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National Film Board of Canada)의 애니메이션 파트 창설을 주도하였으며, 1987년 사망하기까지 40여년 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끊임없이 만들었고 이러한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작업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지평을 넓혀왔다. ... 노만 맥라렌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적은 없지만 NFBC와 함께 전개한 그의 전복적인 예술작업들은 오스카상을 포함하여 100여개가 넘는 국제적인 상을 받았고... 끊임없는 실험과 창조적인 작업을 통해 애니메이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면서 '혁신적인 영화 천재(Innovative Film Genius)'로 칭송되고 있다. <애니메이툰 48호> (200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