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PI의 7월 정례세미나, 오은영 연구위원님의 발제로 시작되었습니다. 오은영 연구위원님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에서 평화학을 공부하셨는데요."한국사회의 가부장제와 여성의 정체성"을 주제로 논문을 쓰셨답니다. 그 내용을 세미나에서 간략하게 풀어주셨어요. 인스브루크 대학의 평화학 과정에서는 1인칭 글쓰기를 매우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나의 관점'을 키우는 힘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은영 연구위원님은 "딸 셋, 아들 하나인 가정에서 셋째 딸로 자랐다는 사실이 자신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셨다고 해요. 어머니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고요. 한국의 가부장 구조를 견뎌내며, 이제는 기억이 흐릿해지신 어머니의 이야기를 깊게 새기는 과정을 공유해주셨습니다. 예상치못하게 함께 이야기를 듣던 동료 연구위원들과 참여자분들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어요. 각자의 어머니를 떠올렸기 때문이겠죠. 오은영 연구위원님이 발제해주신 내용은 여기서 보실수 있습니다. 오은영 연구위원님의 발표를 열심히 듣고 있는 연구위원님들과 소장님 온라인으로 발표를 집중해서 들으신 오주현 연구위원님은 자신의 어머니 또한 가부장제의 피해자이고, 그러한 어머니의 삶을 차츰 이해하게 됨을 나누어주셨어요. 더불어 예술치료사와 문화예술기획자로서 오은영 연구위원님의 발제와 본인의삶과 활동을 깊이있게 성찰해주셨습니다. “액티브 리스닝”이라는 것이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나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이 많이 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예술치료사, 문화예술기획자로서 참여자들과 클라이언트들의 주체성에 대해서 얼마나 간과하고 있었는지에 대하여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였다. 그동안 우리는 누군가의 중재에 의해 움직이고, 변화해야 하는 방식의 교육과 제도에 길들여져 주체성과 목소리를 잃고 살아왔다. 심지어 상담과 치료에서도 사회와 문화가 정해놓은 정신적인 정상 범주에서 일탈되면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중재와 장치에 의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 조차 생각할 틈도 없이. 심지어 내 자신에게 조차도 액티브 리스닝, 경청하지 못하며, 내 자신의 몸과 마음, 감각, 영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으며 내 자신이 없는 채 자본주의의 소모품으로 쓰여지게 허용하고 있다. 내가 그동안 치료에서 사용했던 잘못되게 살아온 행동과 삶을 전제로 그를 수정하려는 중재의 방식은 수직적인 관계인 것이였다. 그들의 삶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 여러 방식의 표현들, 비언어적 메시지 등을 수용하는 것, 표현하기까지의 시간들을 기다려주고, 허용하는 방식으로 적극적 경청이 이루어지는 것은 참여자, 클라이언트들이 주체적인 힘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동등한 에너지를 가지며 수평적인 관계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참여자들의 삶의 맥락에서 시작되는 표현이야말로 예술이며, 치유 그 자체로 변형된다. 액티브 리스닝으로부터 주체성을 갖는 것, 동등한 에너지로 존중받는 것은 무기력함에서 수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형할 수 있는 힘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평화교육에서의 적극적 평화와 연결되는 것 같다. 주체성, 에너지 회복, 변형시키는 힘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삶의 탈중심화로 이어지며, 무력한 상황에서도 대안적 세계를 경험하고, 상상하면서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가게 한다. 그래서 나는 누구를 치료하고, 예술로 교육하는 것이 아닌, 예술 매체안에서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는 청자로서의 역할로 다가가고자 한다. 언어적 표현, 비언어적 표현, 침묵, 여러 가지 행동들이 고쳐야 할 것이 아닌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로 들리기 시작하였고, 돌봄의 대상이 아닌 균등한 힘의 주체로 보인다. - 오주현 (TEPI 연구위원, 예술약방 대표) 다른 국적을 가진 주민으로서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을 나눠주신 오스틴 연구위원님 오주현 연구위원님은 10월에 열릴 TEPI 정례세미나의 발표를 통해 이야기를 더 나누어주시기로 약속하셨어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구조들을 성찰해주시는 오스틴 연구위원님의 존재도 늘 소중하지요:) 오은영 연구위원님의 발표자료와 논문(영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발표자료 보기► 오은영 연구위원님의 논문 보기(영문) 이번 세미나가 논문 내용을 처음 발표하시는 것이라고 해요. 앞으로 여러 기회를 통해서 많은 분들과 울림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합니다. 앞으로의 TEPI 세미나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