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가보셨나요?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펄을 걸어가다가 조그맣게 뚫린 구멍을 들여다보노라면다양한 생명체들이 빼꼼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펄에 서식하는 존재들은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얼른 진흙 속으로 몸을 숨기는데요.이들은 땅 밑에 다양한 형태의 은신처를 만들어 놓는다고 해요.나무 뿌리 같기도 하고, 미로 같기도 한 그런 복잡한 형태이죠.이 쪽 구멍으로 들어갔다고 해서 그리로 다시 나오리란 법은 없어요. 존 폴 레더락은 그의 책 <도덕적 상상력( Moral Imagination, 2016) >에서 게들이 천적을 마주했을 때, 적의 옆이나 뒤로 도망가는 2차원적인 경로에서 벗어나서, 3차원적인 경로를 선택하는 모습,즉, 적의 앞에서 땅굴을 파고 들어가 적의 뒤편으로 도망가는 모습을 피스빌더들의 상상력과 연결시킵니다. 현실에 발을 딛고 서서 덜 폭력적이고 조금 더 평화로운 상태에 닿는 여러 가지 경로를 상상하는 능력 말이죠.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지구에는 여러 갈등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멈추지 않고 있고,북한은 줄곧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은 이에 맞서 국방 예산을 늘리고 있지요. ‘힘에는 힘’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속에 단순한 길을 반복해서 걷는 것 같아요. 그럴 때면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평화로 가는 길이 있기나 할까, 한숨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한 번 주위를 둘러보며 평화로 가기 위한 다양한 통로를 상상해본다면 어떨까요?익숙한 길이 아니라 겁이 나기도 하겠지만,새롭게 상상하는 길이 모두를 위한,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길일 수도 있으니까요. Logic will get you from A to Z.Imagination will get you everywhere.- Albert Einstein 논리적 생각은 A에 서있는 당신을 Z로갈 수 있게 할테지.하지만, 상상력은 어디든 데려다 줄 걸.- 알버트 아인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