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최유준, 『크리스토퍼 스몰, 음악하기』 (2016) 크리스토퍼 스몰Christopher Small은 뉴질랜드 태생으로 음악학자이자, 교육자, 강사, 사회음악학 저술가의 삶을 살았다. 대표적인 저서 『뮤지킹 음악하기』를 통해서 음악을 명사로 이해하지 말고 동사, 즉 종합적인 행위로 이해하자는 제안을 하여 큰 영향을 끼쳤다. 저자 최유준은 음악학 문화연구 전공 교수이며 이 작은 책을 통해 스몰의 음악하기를 함축적으로 잘 소개해 주고 있다. 최유준의 이 소개서는 '문화주의 음악학과 인류학적 상상력'이라는 부제가 있으며, 목차로 음악하기, 제스처 언어, 서구 음악, 연주회장, 개인주의, 재현양식, 젠더정치 등을 통해 스몰의 음악하기 세계를 우리에게 잘 알려주고 있다. 스몰은 인류학적인 연구과 고찰을 통해 음악은 사물이 아니라 활동이며 사람들이 행위이라는 점을 다시 찾아냈다. 음악하기(to music, musicking)란 어떤 형태로든 음악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다양한 행위들의 모든 것이다. 우선 음악하기는 소리와 시간과 사람의 몸 작용이 들어있는 인간의 활동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온 음악하기는 우리와 환경의 연결성을 촉진하고 증진시킨다. 음악하기 속의 '환경'은 주변 사회와 물리적 자연뿐만 아니라 영적, 형이상학적 환경까지 포함한다. 음악하기는 여러 가지 관계들이 일어나는 장소에서 성립하는 행위이다. 음악하기라는 행위는 일련의 관계가 발생하는 장소에서 발생하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인류와 자연세계와의 관계들 속에서 음악하기의 의미가 만들어진다. 음악하기의 의미는 바로 그 장소에서 그러한 구체적인 관계들 속에서만 충분히 이해되고 접수된다. 음악을 전문가의 연주를 수동적으로 듣는 것으로, 즉 사물로 받아들이게 된데에는, 음악하기 속 사람들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제거하려는 서구음악의 식민화 영향이 있었다고 스몰은 날카롭게 평가한다. 음악하기가 만들어내는 관계는 사람들과 음악의 소리와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하기 행위에 참여하고 관련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과 여러 변화속에서 존재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인류와 자연 그리고 아마도 초자연과의 관계들에 대해 정형(모델)을 생각하거나, 은유를 발견하거나, 이상적 관계를 상상한다'. (크리스토퍼 스몰, [음악 사회 교육], 1977) 음악하기를 통해 인간은 자기의 주변 세계로 확장되고 통합된다. 이는 전환 transformation의 과정이다. 그래서 주변의 장소와 존재들을 알아차리며 '함께 되어가는' (becoming one with) 과정이다. 음악하기가 갖는 교육적 작용에 대한 스몰의 관심도 여기에 모아진 듯 한다. 평화교육과 스몰의 음악하기 세계가 더욱 긴밀히 연결되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