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존재란 늘 정체성(identity)과 개방성(openness)사이의 긴장 속에 놓여있다. 닫지 않으면 규정되기 어렵고, 규정되면 모든 것을 담지 못한다. 규정되지 못하면 인식되기 어렵고, 규정되면 나를 잘라내야하는 일정의 폭력이 존재한다. 평화교육이란 무엇일까. 먼저는 우리 모두가 이 역설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서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부득불 서로를 규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때로는 인정하면서도, 그 누구도 닫혀져 있지 않은 존재, 그 누구도 동일한 이름으로 규정될 수 없는 존재, 모두가 독특함과 유일함으로 꽃 피우는 존재라는 것을 배우는 일일 것이다. 더불어 평화교육은 이러한 '명명'(naming)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 부정의, 혹은 폭력과 억압의 상황이 다수에 의해 손쉽게 타자화되는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그로 인해 참여자들이 개인의 행동과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변혁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행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TE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