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bswyBESbswyBESbswyBESbswy [VOICE] 새로운 글로벌 협력과 연대를 향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며

[VOICE] 새로운 글로벌 협력과 연대를 향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며

윤지영 (TEPI 책임연구원) VOICE 2020/04-1 코로나19 사태의 파급력이 개별 국가의 위기를 넘어 기존의 국제관계와 글로벌 거버넌스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를 강제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이미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을 침투 중이다. 전 세계가 총성 없는 전쟁으로 재난 현장이 된 지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초국경 위기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글로벌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 당장의 긴급재난대응 이상의 보다 장기적이고 총체적 관점에서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를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 19의 세계적 파문 지난해 12월 촉발한 코로나19(COVID-19)가 세계적인 충격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 일본 등 인근 아시아 국가로의 확산을 시작으로 3개월이 지난 현재 유럽과 미주지역을 비롯한 200개가 넘는 국가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에 이어 기구의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지구촌 곳곳에 무섭게 스며드는 집단감염의 공포로 전 세계가 빗장을 내걸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가 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의 글로벌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고 역설할 만큼1), 코로나19는 그동안 국제사회가 전 지구적 과제 해결을 위해 함께 만들어온 공동의 노력들을 주저앉히고 개별 국가들의 치열한 각자도생의 민낯을 드러냈다. 특별 인종과 지역에 대한 적대와 혐오가 들끓고 ‘지구가 하나의 마을이라면’으로 대표되던 세계화(globalization)와 국경 없는 세계는 초국적 공중보건 위기 앞에서 힘을 잃고 국가 간 장벽은 되살아났다. 세계화의 선두주자였던 미국이 자국 보호주의로 돌아서고 유럽대륙의 연대는 벼랑에 내몰렸다. 팬데믹은 더 많은 봉쇄정책과 강력한 국경 통제에 대한 요구를 강화했다. 인류는 유례없는 건강의 위협뿐만 아니라 지구적 금융위기와 경제 불황에 대한 불안에 직면해 있다. 이대로라면 일정 시기가 지나 코로나19의 확산이 느려지고 대유행이 지나가더라도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완전히 복원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이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쌓아올린 국가 간 장벽으로 인해 지난 70년간 구축해온 국제협력의 질서가 새롭게 쓰여질 것이라는 추측은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잠깐만 보더라도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자국민을 위한 방역 물품과 필수 의약품·생필품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의료 현장과 텅 빈 마트 진열대 앞에서, 개발도상국 및 난민과 이민자 등 어려움에 처한 이방인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세계열강의 패권유지 싸움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보건, 교육, 사회보장 등 국민 복지를 위한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투자의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환기시켰다. 초기 대응에 늑장 부리다가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이 되어버린 미국 사례는 안보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군사비를 쏟아 붓느라 건강보험과 같은 보편적 의료 시스템은 보호하지 못한 거대 자본 국가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냈다. 심지어 미국 국방부는 3월 중순 팬데믹이 세계 뉴스를 장악하는 가운데 강대국 간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핵무기인 초음속 무인 미사일(hypersonic missile)의 존재를 공개했다. 또, 2021년 예산안 중 극초음속 전략 프로그램 예산으로 올해 규모 26억 달러에서 6억 증가한 32억 달러를 요청했다.2) 그러나 동시에 35만명 이상의 확진자와 1만명 이상의 사망자 수치3)를 기록하며, 첨단 무기와 전쟁으로는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없다는 교훈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되었다. ‘무기와 군사 장비는 넘쳐나는데 왜 공중보건 의료진과 마스크는 부족한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아픈 역설이다. 이는 2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대전환이라는 기념비적 역사를 쓰고도 올해 5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비 예산을 수립한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경 뛰어넘는 바이러스에 맞서는 국제공조 노력 많은 나라들의 강한 봉쇄조치와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 곳곳을 침투하고 있다. 어떤 대륙과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구상 모든 국가가 현재진행형 재난 현장이다. 따라서 국가주의적 대처만으로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국제적 협력과 연대를 통한 공동의 처방이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견제와 대립으로 대응해온 국가주의의 한계를 돌아보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최근 G20 정상들은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정책과 경제조치 등을 통해 5조 달러 이상을 세계 경제에 투입할 것을 결의하며 △생명보호 △일자리와 소득 지키기 △금융 안정성 보존 및 성장세 회복 △무역 및 글로벌 공급체인 붕괴 최소화 등을 공동 대응 과제로 제시했다.4) 세계은행 역시 코로나19에 위협받는 개발도상국과 빈곤층 및 취약계층 보호와 경제회복을 위해 15개월에 걸쳐 최대 16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우선적으로 140억 달러 규모의 패스트트랙 패키지를 출시하여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5) 유엔은 코로나19에 대한 글로벌 인도주의적 대응 계획6)을 수립해 국제사회가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는 위기에 맞서 전 세계가 온 힘을 다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최빈국과 여성,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위한 2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조성 계획을 밝히고 회원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특히 유엔은 인권최고대표와 사무총장의 목소리를 통해 북한, 이란 등 제재를 받는 나라들이 의료보건 용품과 식량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재를 완화하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국제공조 노력이 개별 국가들의 조치와 함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처방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이 단지 바이러스 집단감염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닌, 앞으로 새롭게 재편될 국제 질서를 고려한 총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빈곤과 불평등, 기후위기,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무력 분쟁 등 코로나19 이전에 오랫동안 당면해온 전통적 과제 해결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촉발한 새로운 위기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역량과 회복력 구축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내놓았던 여러 해결책보다 훨씬 과감한 결단과 획기적인 방향 전환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관련하여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3일 유엔 본부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에 즉각적인 글로벌 휴전을 촉구하며 던진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가 국적, 인종, 파벌, 신념을 가리지 않는 바이러스라는 공동의 적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력 분쟁은 세계 곳곳에서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여성, 아동, 장애인, 난민 등 취약한 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손실을 겪고 고통 받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들의 보건 시스템이 붕괴되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바이러스의 맹위는 전쟁의 어리석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에 전 세계에 즉각적인 글로벌 휴전을 요청합니다. 이제는 무력 분쟁을 중단하고 우리 삶의 진정한 싸움에 함께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적대와 혐오를 멈추고, 무기를 내려놓고 공습을 끝내야 합니다. 이로 말미암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외교의 창을 열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전쟁의 아픔을 끝내고 세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질병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모든 곳에서 전쟁과 싸움을 멈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현재 모든 인류에게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입니다.7) -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포스트 코로나, 고강도 글로벌 연대로 재건되는 새로운 세계를 상상한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글로벌 정치와 경제 위기뿐만 아니라 전통적 국가안보와 인간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난관을 넘어서기 위한 초국경적 국제협력과 민관 협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어떤 형태와 수준의 체제를 대비해야 하는지, 아무도 도달해보지 못한 경험이 주는 불확실성과 막막함은 세계화 시대를 강력하게 지배해온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을 불투명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역조치, 취약한 사회안전망의 틈을 메운 성숙한 시민의식과 공동체 역량 등으로 한국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세계적 호평을 받으며 많은 국가로부터 국제공조 요청을 받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의 대처 역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내다보는 종합적인 통찰 보다는 당장의 방역과 경제회생 문제 해결에 편중되어 있는 것이 한계다. 긴급재난상황에 대한 근시안적 처방을 뛰어넘어 국제협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계기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국제질서와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포스트 코로나 세계는 현재 눈앞에 놓인 수준보다 훨씬 다변화할 복합적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다함께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힘은 국가 간 협력뿐만이 아니라 국경을 뛰어넘는 시민들의 사회적 연대가 수반되었을 때 더욱 강력해진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 어딘가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변하고 있을지도 모르므로 지금 인류는 서로 분열하는 것이 아니라 똘똘 뭉쳐서 함께 싸워야 하는 것이다.8)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혼란과 무력감을 쉽게 떨쳐버리기 어렵지만, 이럴수록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국가주의를 잠재울 전 지구적 연대에 대한 신뢰의 부활과 이를 통해 재건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진취적 상상이라고 조심스레 주문한다.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는 고강도 글로벌 연대의 힘으로 국경 사이 뿌리박힌 적대와 혐오의 방벽을 낮추고, 수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하는 전쟁과 대학살을 멈출 수 있다는 상상, 군비축소를 통해 정부의 공공서비스 기능과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 우리가 어려우면 다른 나라가 도와줄 것이라는 신뢰, 인류가 지구환경과 관계 맺어온 방식에 대한 성찰을 통해 변화될 생태적 가치 확산 등. 시민들의 강건한 연대의 정서를 근간으로 속도는 느릴지라도 서서히 질병과 불평등, 폭력과 분쟁의 시간을 멈추어 서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못한 지속가능한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무모한 낙관을 펼쳐본다. 구테헤스 총장의 말을 빌어 전 세계가 갈등과 폭력의 에너지를 거두고 우리 삶의 진정한 싸움에 온 힘을 다한다면 말이다. Endnotes1) BBC(2020.4.1.) Coronavirus: Greatest test since World War Two, says UN chiefhttps://www.bbc.com/news/world-521148292) AFP(2020.3.21.) "Pentagon successfully tests hypersonic missile"https://news.yahoo.com/pentagon-says-successfully-tested-hypersonic-missile-144424339.html3) 2020년 4월 6일 기준, 미국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데이터 4) 연합뉴스(2020.03.27.) 코로나19 비상사태서 뭉친 G20, "세계경제에 5조달러 투입중“https://www.yna.co.kr/view/AKR20200327006200071?input=1195m5) 세계은행 홈페이지(2020.3.30.) East Asia and Pacific: Countries Must Act Now to Mitigate Economic Shock of COVID-19https://en/news/press-release/2020/03/30/east-asia-and-pacific-countries-must-act-now-to-mitigate-economic-shock-of-covid-196) UNCHA 홈페이지(2020.3.25.) Global Humanitarian Response Plan COVID-19 https://www.unocha.org/sites/unocha/files/Global-Humanitarian-Response-Plan-COVID-19.pdf7) UN 홈페이지(2020.03.23.) Transcript of the Secretary-General's virtual press encounter on the appeal for global ceasefire 발췌번역 https://www.un.org/sg/en/content/sg/press-encounter/2020-03-23/transcript-of-the-secretary-generals-virtual-press-encounter-the-appeal-for-global-ceasefire8) CNN(2020.3.15.) "Yuval Harari: This is the worst epidemic in 'at least 100 years" https://edition.cnn.com/videos/tv/2020/03/15/yuval-noah-harari-amanpour-cnn-coronavirus.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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