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고] 평화의 관점으로 보는 군사기지 공항과 국가안보 / 김가연 연구실장

김가연 연구실장님이 2026년 8월 19일에 열린 <2026 인권왓포럼 -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에 대한 위협, 군사기지로서의 공항>에서 발제하신, "평화의 관점으로 보는 군사기지 공항과 국가안보"를 공유합니다. 기지화되는 공공인프라로서의 공항 한국에는 2026년 현재 8개의 국제공항과 7개의 국내공항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인천·김포·제주·김해공항을 제외한 모든 지방 공항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국토 면적이나 항공 수요 등을 고려하면 공항·항공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이라는 최첨단 복합 인프라는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정치적인 약속과 맞물려, 지역의 ‘숙원 사업’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지방선거 시도지사 후보 52명 중 37명(71%)이 개발공약을 5대 공약에 포함”했으며, 여기에는 “산업단지 58건, 철도 25건, 공항·항만 14건”이 포함됐다. 박배균(2009)은 이러한 거대 인프라 건설 사업에 대한 정치적 약속들은 한국의 ‘토건지향적 발전주의’와 지역주의 정치세력들의 지지기반 확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짚는다. ‘1960년~70년대의 국가주도 산업화에 따라 국가-재벌 간의 성장연합을 기반으로 토건적 관료와 재벌 산하 건설업체 간의 유착관계가 강화’되었는데, 당시 재등장한 ‘지역주의 정치가 지역 개발에 대한 이견을 정치적으로 동원하여 지지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게 되었다(박배균, 2009)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프라 건설을 두고 발생하는 갈등을 정치적 에너지로 동원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선거 기간마다 공항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을 약속하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선거 때마다 경제적 타당성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울릉공항, 가덕도신공항, 제주2공항 등 10곳의 지방 공항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인프라 자체의 기능적 작동보다 정치적 추동성이 앞선 공항이라는 건설 사업은 “인간답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기반 조건”이 되리라는 기대와 달리 “종종 지연되며, 불확실한 시대에서 먼지와 폐자재와 위험요소로 가득한 폐허로 존재하게 된다”(전원근, 2024). ‘토건지향적 발전주의’에 따라 ‘폐허화된 인프라’가 되곤 하는 공항은, 특히 군사적인 목적으로 전용되어 그 생명력이 연장되기도 한다. 2026년 현재 민군 공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국내 공항은 김해, 대구, 청주, 광주, 포항경주, 사천, 군산, 원주 8개 곳이고, 군 전용으로 사용되는 공항은 서울 (성남), 수원, 오산 (송탄), 충주 (중원), 예천, 강릉, 전주, 서산, 속초, 목포, 진해 등 이다. 행정상의 통합(강릉 공항)이나 이용률 저조(속초) 등의 이유로 민간의 이용이 낮아진 공항은 즉시 군사적인 용도로 전환되었다. 공항의 군사 기지화는 비판적 모빌리티 연구에서 말하는 인프라의 특성이 일부만 극대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비판적 모빌리티 연구에서 “인프라의 핵심을 특정한 이동을 바람직한 것으로 추동하고 활성화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것들을 걸러내고 통제하는 일종의 권력 작동(Leese and Wittendorp, 2017; 전원근 2024에서 재인용)”으로 보는데, 공항이라는 인프라에서 ‘통제’를 통한 ‘권력 작동’이 극대화된 인프라가 ‘군사 기지’인 것이다. 군과 공항의 구조적 유사성은 공항이 제국주의 시대에 군사적인 목적으로 건립된 인프라라는 데에서도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한국에 항공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일제 강점기다. ‘1910년, 일본군 중심으로 운영된 항공은 일제의 선진 과학문명을 선전하는 식민 지배의 도구’로서, 중국 대륙과 일본을 잇는 경유지로 사용되었다. 1930년대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거치며, 한반도 북부를 중심으로 군용비행장이 건설되었고,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군사전략에 따라 수많은 항공시설이 한반도 곳곳에 건설됐다(박란, 2023). 제일 처음 건설된 공항은 평양 비행장(1920년대)이고, 1920년대 후반 여의도 비행장과 울산 비행장 등이 건설되며 우편수송을 위한 민간 용도의 항공의 ‘붐’이 일었다. 그러나 태평양전쟁과 함께 대부분의 항공시설은 군사적 용도로 전용되었다. 한국전쟁 정전 이후 민간 기능이 공항에 추가되었고, 미군과 한국 공군, 육군 등이 접수하여 민군 병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결국 군사시설로 시작된 공항은 민간 용도가 추가되면서도 군사안보적인 특성이 제거되지 않았고, 법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동일한 유형으로 분류되며, 쉽게 군사시설로 회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항은 “그렇지 않은 것들을 걸러내고 통제하는” 일종의 국가안보 공간이다. 통제하는 권력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들’에 해당하는 비국민, 이등 국민(혹은 시민), 국경 사이의 시민, 비인간존재, 난민 등의 안전은 물론, 국민들의 안전 또한 더욱 취약한 상태에 놓인다. ... 발표문 전문 읽기 전체 프로그램 및 자료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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